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중학생 소년 선윤재는 '아몬드'라고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특히 공포와 분노를 느끼지 않으며 상황에 따른 감정들을 학습해야만 했다. 타고난 침착성과 비교적 괜찮은 지능,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과 관심 덕에 '평범해 보이도록' 잘 살아왔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이브인 자신의 16번째 생일 날 비극적인 사고로 유일한 가족이던 엄마와 할머니를 잃게 된다.
홀로 남겨진 상태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윤재는 '곤이'를 만나게 된다. 놀이동산에서 미아가 된 뒤 13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곤이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이다. 분노로 가득찬 아이인 고니는 돌아온 가족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그저 불량한 모습이었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분노를 표출하지만, 감정변화가 없는 윤재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만다.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둘은 시간이 지나면서 싸움으로 시작한 특별한 우정을 쌓게 된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윤재가 곤이를 통해 내면의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뒤에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과 윤재를 돕는 다른 인물들은 책에서 확인하시길!)
평범하고 따뜻한 성장소설 같지만 사실 꽤나 심각하고 강렬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주인공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오히려 독자인 나는 주인공이 담담한 문체로 그려내는 세상에서 아픔, 감동, 기쁨, 슬픔 등 여러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있는 윤재를 보다보면, 오히려 본인의 감정을 더 중시하기에 타인에 감정에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인물들에게서 공감불능의 삭막한 사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타인의 아픔을 모르기에 공감해줄 수 없는 윤재보다 타인의 아픔을 알면서도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사람들이 더 괴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기에 그만큼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내용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기에 한번 책을 들면 그 자리에서 다 읽게 될 만큼 흡입력이 좋은 책이다. 독특한 캐릭터들의 조금은 극단적인 현실을 보여주면서 '공감능력이 부족한' 현대 사회의 모습에 문제를 제기한다.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가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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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곤이가 대체 어떤 앤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단지 아무도 곤이를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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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양장본 HardCover) 출판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