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철학의 만남.
이번 학기 중, 과제를 준비하며 도덕 교과와 미술 교과의 연계를 통한 수업을 찾아볼 일이 있었다. 해당 수업을 통해 초등학생들의 도덕, 미술 교과에 대한 학습 동기와 성취도에 대한 유의한 결과가 있음이 나타났었다. 크개 보면 학생들의 각 과목에 대한 감수성까지 높아졌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과제가 끝난 후, 평소 관심이 있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두 분야의 만남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자칫하면 이해가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두 분야의 만남이지만, 작가의 재치 있고 쉬운 해설과 풍부한 상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서술이 특징이다. 미술과 윤리철학에는 접점이나 큰 연관이 없다 생각할 수 있지만, 둘의 접점과 그로부터 오는 의의는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철학을 문화에 적용해보며 철학 이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사회적인 문제까지 바라보는 실천 윤리적 적용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미술-철학에 대한 해석까지 이루어진다.
지난 봄부터 여름까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하였던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에는 작가 이름, 작품 이름은 물론 그 작가, 작품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제공되는 것은 작품과 그 작품의 재질 그리고 그 작품을 본 사람들의 해석만이 존재-컴퓨터에 적는 방식이었는데, 이 컴퓨터 역시 하나의 작품이었다-했다. 이 전시가 우리에게 의미가 있던 것은 서로 다른 우리 각자의 시선으로 그것을 해석하고 이해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해당 전시의 <키르케고르의 기분>이라는 작품이 생각났다. 생김새와 재질 등 보기에는 동일하지만, 각각 다른 제목을 지닌 아홉 개의 붉은 사각형이었다. 이처럼 미술과 철학의 만남은 우리 주위에 있다. 이와 같은 만남을 더 찾아보고 고민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