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그다지 부러운 사람이 없다. 다만 편안하게 늘어져 있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보면 간혹 부럽다고 느낀다. 다음 생은 다정한 주인의 고양이로 태어나면 좋겠다.”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의 삶을 동경한다.
다음 생에 반드시 태어나야 한다면 부잣집 막내딸 고양이를 선택할 것이다.
배 밑에 푹신한 쿠션을 깔고 오후의 햇살 아래서 여유롭게 식빵을 굽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생물은 고양이가 아닐까 하며 부러워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러한 느긋함 속에 사는 고양이가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간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자주 궁금해졌다.
처음 이 책을 도서관에서 보았을 때, 내가 하는 상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였고 망설일 틈도 없이 책장을 스스륵 넘기기 시작하였다.
“휩쓸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매력이라고나 할까”
고양이의 엉뚱함과 나른함은 인간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그렇지만 위의 문장처럼 여기저기 휩쓸리고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고 또 다시 아물기도 하는 인간의 삶도 나름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매일이 비슷하게 흘러간다면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그만큼 재미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의 수염조차도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항상 고민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 괜찮아져서 기뻐하게 된다.
“적당히 뭉툭하게 사는 것도 오래 가는 방법입니다.”
나도 열정만 넘쳐서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고 상처가 나도 참고 달리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당연히 몸도 마음도 지쳐서 결국에는 주저 앉아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뭉툭하게 사는 것, 특히 ‘적당히’ 라는 말이 굉장히 추상적이고 어렵지만, 너무 조급하게만 생각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며 연습하는 중이다.
우리에게는 ‘오래’ ‘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짧은 순간 엄청난 업적을 남기고 먼지처럼 사라져버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끄러운 털과 말랑한 몸을 가진 고양이처럼, 인간에게도 조금은 뭉툭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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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맨날 출판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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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뭉툭하게 사는 것도 오래가는 방법입니다.\"라는 글귀가 참 인상 깊어요. 저 또한 소위 모두가 말하는 갓생을 살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목적을 달성했다는 보람을 느낄 새도 없이 몸이 아파오더라구요... 짧고 굵게 사는 것 보다는 길고 얇게 사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왠지 모르게 반갑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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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만수르네 반려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고양이들은 인간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 없는데, \'휩쓸리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매력\'이라는 문장이 신선하게 느껴지네요. 고양이처럼 인간도 적당히 뭉툭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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