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세계문학 21)(양장본 HardCover)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출판 열린책들 llz12345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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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 휴가 나온 친구와 먹는 자취방의 술자리에서 우연찮게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다. 여름 방학 동안 마땅히 할 것도 없고 그동안 한국 문학에 기반을 둔 수능 기출에 권태를 느껴 읽게 된 '그리스인 조르바'는 나에게 새로운 생각과 문학의 깊이에 대해 깨우쳐줬다.

    책의 주인공인 '나'는 '조르바'와 함께 크레타 섬에서 일을 하며 생활한다. '나'는 여러가지 경험을 직접 살로 느끼고 온 '조르바'와 같이 살면서 많은 이야기와 그의 삶의 철학을 맞이한다.

    책을 좋아하고 나름 이성적인 '나'와 달리 '조르바'는 먼저 몸으로 부딪히는 사람이다. 다양한 장소를 여행해서 아는 것과 느낀 것도 많고 다수의 사람들이 책으로만 배웠을 사회 운동이나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직접 경험했다.

    무엇보다 '조르바'는 감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감각적이란,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로서 치부되는 정신적 감각이 아니다. 자신의 피부로 직접 느끼는, 오감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행복을 추구하는 일차원적인 감각을 말한다. 조르바는 예수의 탄생을 만들게 한 하느님과 과부의 하룻밤을 비유로 들면서 크레타 섬에 있는 과부의 집에 찾아가지 않는 '나'를 비판한다.

    또한 물리적인 음식으로 추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행동이 아닌 신비스럽고 고결한 행위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는 치열하게 열중하고 휴식할 때는 해변의 모래에 누워 대지를 느끼고 자신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한다.

    이처럼 너무나도 단순해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순수하게 살아가는 조르바를 보며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나의 지루한 일상생활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억제와 금욕, 망설임과 이성적 추론 보다는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며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것도 가치가 있음을 느꼈다.

    이 책을 읽고 다양한 곳을 여행하고 싶어졌고, 그 중에서도 그리스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조르바'가 편하게 누워 휴식을 취하는 지중해의 해변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1월 30일에 '카잔자키스'라는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는데 영화관에 가서 영상으로 그의 삶을 조금이나마 보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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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 읽고싶어서 사뒀는데, 이 비평보니 반가웠어요. 세상을 자신의 오감으로 직접 느낀다는 조르바의 인생이 궁금해졌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두려움이 늘고 있다는 걸 체감하는 요즘인데, 책으로 조르바와 이야기하며 용기를 가져보고 싶네요. 좋은 비평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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