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물의 성질을 사람과 연결했고 인생과 관련지었다. 때로는 나무를 보고 인생을 배우고, 때로는 나무를 자르는 톱을 보고 인생을 배운다. 더 나아가 관찰할 수 없는 대상인 침묵과 말에 대해 사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놓은 점이 가장 와닿았다. 모든 문장이 정말 당연함에 대한 깨달음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2 문장을 고르자면...
1. “삶은 우리보다 작지만 우리보다 강한 적들과의 전쟁이다.”
나보다 작지만 강한 적들은 시간이 온전히 자신의 편이라는 걸 안다. 적들의 성공 이유는 시간이다. 그들을 제대로 알고 나를 제대로 알면 이길 수 있다 하지 않았나. 모든 것의 중심은 '시간'이었다.
2. “우리는 그것들을 그릇으로 사용하지만 그것들은 자신들이 악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릇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일다. 악기의 삶을 사는 것은 그들의 일이다.”
인상적인 문장이다. 우리는 '그릇'을 만들었지만 그릇은 '악기'의 삶을 살았다. 그릇, 아니 그것은, 외부의 누군가가 자신에게 '그릇'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렇게 살도록 운명을 정했지만, 사실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어 '악기'의 삶을 가꾸어 나갔다. 어쩌면 자신이 '악기'라고 생각하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릇조차도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자신의 운명을 한정짓지 않고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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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뒷모습 출판 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