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커피와 시나몬 롤을 먹으며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시간이라든가 인생이라든가 나 자신을.”
나는 핀란드 하면 시나몬 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향긋한 계피 가루와 따끈한 전기장판 위에서 잔뜩 데워진 이불처럼 폭신한 빵, 그리고 그 위를 감싸는 흰 설탕 알갱이까지, 시나몬 롤은 다정하고 따뜻하고 노곤노곤하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는 핀란드 헬싱키의 조그만 일식당의 주인인 사치에가 시나몬 롤을 굽는 장면이 나온다.
그 모습을 보며 핀란드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정확히는 ‘시나몬 롤’이라고 적힌 책 표지를 발견하였을 때, 홀린 듯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시나몬 롤에 대한 것은 아니다.
핀란드에 여행을 간 작가가 타국의 일상에 자신의 일상을 녹여내어 스며드는 여행기이다.
일상을 내려 놓고 낯선 핀란드 땅을 돌아다니며 익숙함에 대해 생각하였다.
그 익숙함이란, 때론 소중함을 잊고 지긋지긋하게 느끼곤 한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일상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나와 가까이 있고, 또 지루할 정도로 성실하게 반복되는 일상이다.
쳇바퀴 돌 듯 행해지는 일과 좁은 일상의 범위에 우리는 쉽게 싫증 나곤 한다.
문득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실제로 떠나버리곤 한다.
그렇게 떠난 낯선 곳에서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오롯히 느끼며 생각하게 된다.
나를 둘러싼 공기 같은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부, 어쩌면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나도 종종 여행을 가거나 일상의 범위에서 벗어나 조금 먼 곳을 갈 때면, 매일 반복되는 나의 일상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 그리워하고, 또 다시 꿋꿋하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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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 : 그나저나, 핀란드는 시나몬 롤이다! 출판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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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라는 것이 항상 반복되니 그 소중함을 자주 잊어버리네요. 일상을 가지지 못할 때, 그제서야 그 일상이 나의 일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일상이라는 것이 참 가지기 쉽지만 때론 참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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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일상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하루가 사실은 가장 값진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하루하루 일상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신년을 맞아 또 마음 먹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