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과학은 종교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류는 늘 '빅 퀘스천'에 대답하기 위해 고뇌했고, 과학과 종교는 모두 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 수천 년을 보내왔다. 빅 퀘스천이란 '인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세계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유한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의 큰 세계관적 질문을 뜻한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이 질문들을, 스티븐 호킹은 간결하게 대답한다.
나는 과학자가 쓴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문장이 화려하진 않더라도 이해하기 쉽고 명료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을 위해 차근차근 풀어낸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들의 사고방식을 조금이나마 따라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거기다 스티븐 호킹의 글은 유머 감각이 있다. 재미있고 웃기다. 위트와 유머는 지성에서 나온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이라는 영제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도, 종교도, 철학도 시원하게 밝히지 못한 빅 퀘스천을 호킹은 저만의 방식으로 간결하게 대답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호킹을 따라 우주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가 명확한 목적지에 우리를 데려간 것이 아니라, 우주의 새로운 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출판 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