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목을 보자마자 당황스러웠고 동시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러한 당황스러움과 호기심은 책을 읽는 내내 이어졌다. 작가는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그리고 만약 제목이 참이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물고기’를 어떻게 정의하고 인식하여야 할까?
소설인 듯, 과학 저널인 듯, 에세이인 듯 이 책의 흐름은 변화무쌍하다. 이야기를 서술하는 작가, 그리고 그 이야기 속 주인공 데이비드가 이 책의 주인공인데, 작가가 주인공을 존경했듯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책의 중반부 이후로 작가가 주인공을 싫어했듯 나도 책의 흐름대로 주인공에 대한 호/불호는 바뀌어 갔다.
작가는 왜 제목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로 지었을까. 결국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하는 듯하다. 앞서 언급했듯 이 책은 과학저널, 위인전, 소설, 에세이 등 여러 형식의 글로 구성된다. 즉, 이것이 우리가 물고기를 ‘어류’라고 분류하면 안 되며 다양한 관점으로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이는 작가가 만든 제목이 단지 데이비드의 삶과 시각에 대한 서술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 책에 대한 정의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책의 뒤 표지에도 나와 있듯, 메리 로치는 “서정적인 동시에 지적이고, 개인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며, 사소하면서 거대하고, 별나면서도 심오하다.”며 책이 완벽하다고 칭찬했다. 이렇듯 이 책은 뚜렷하게 ‘이렇다’라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작가는 인간이 세계를 바라볼 때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범주, 분류할 때 우리 스스로 잘 ‘통제’하고 싶어 하며 결국 우리가 임의로 통제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생각이 책의 제목, 책의 구조에 잘 드러나 있으며, 당연히 책 속 작가의 말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만약 책의 구조가 어떤 한 장르(에세이나 전기 등)로 고정되고 제목과 내용을 전달했다면, 오히려 작가의 생각을 전달할 때 모순이 될 수 있다. 분류 및 통제는 인간의 본능이다. 그렇다면 물고기는 존재하는가. 단순히 예/아니오로 대답하기엔 우리가 정의, 분류, 인식한 것에 대한 의심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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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출판 곰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