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면서 능력주의에 젖어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좋은 것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이 책은, 그리고 마이클 센델 교수는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을 완전히 뒤엎는 말을 책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한다.
능력주의적 신념 아래 사람은 '자신의 성공은 자신의 덕이며,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현재 교육은 능력주의를 더욱 능력주의적으로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과거보다 계층 사다리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능력주의 아래서 '실패한' 사람은 그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하층민이 스스로에 대한 지긍심을 갖지 못하게 한다. 자신 때문에 하층민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계급제에서는 날 때부터 계급이 정해져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 더 자긍심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능력주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 이는 내가 평생 가지고 살아온 것이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선 내가 이전에 세상을 바라온 방식과는 정반대의 시야 한 가지를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