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은 어떤 것의 메타포
근본적인 두려움을 향한 명료한 용기
감각적이고 섬세한, 아름다운 소설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기존 소설의 비극적인 느낌을 주거나 또는 부수적인 인물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 부여되고, 그것이 애상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새로웠다.
철학도 참여의식도, 이데올로기도 보이지 않는 가벼운 구성의 소설이지만 리듬감있게 전게되는 문장들이 마음속에 아름다운 울림들 준다. 이 울림들이 빚어내는 마지막 장면은 잔잔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작가인 프랑수아즈 사강은 남자, 도박, 약물에 중독된 삶을 살았다. 말년에 코카인 소지 혐의로 기소되어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안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발언이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들의 삶을 보고 창착물을 접하면서 내 안에 있는 잠재된 욕망(?)이나 저항정신같은 것이 대신 해소되기도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가 짧고 리듬감있게 흘러가기 때문에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낭만적인 소설이다.
인상깊은 구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는 열린 창 앞에서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잠시 서 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여전히 갖고 있기는 할까? 물론 그녀는 스탕달을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고, 실제로 자신이 그를 좋아한다고 여겼다. 그것은 그저 하는 말이었고,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술의 환상은 우리로 하여금 위대한 문학이 삶과 밀착되어 있다고 믿게 하지만, 진실은 그 정반대이다. 삶이 무정형적 이라면, 문학은 형식적으로 잘 짜여 있다.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세계문학전집 179) 출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