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도 도통 어느 내용 일지 예상 가지 않아 책을 읽어보았다. 이방인, 위대한 개츠비와 같은 소설을 읽었을 때 생기는 애상, 우울등을 치유해주는 건강한 소설이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이념, 성 정체성등의 소재를 하나의 큰 이야기와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여러 작은 이야기들로 은유하고 있다.실제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사람마다 이야기 속에서 무엇을 은유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다르게 생각될 것이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각주이다. 보통 책을 읽는 때 볼 수 있는 각주는 간단히 단어들에 대한 설명 등을 볼 수있다. 하지만 이 책의 각주는 생각할 거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케이트 밀렛은 성의 정치학에서 성 혁명의 목적은 전통적인 성의 연합관계, 즉 결혼이라는 수탈경제에 기초한 타락된 자유가 아니라, 가식없는 자유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등의 구절이 각주로 쓰여져 있다.이러한 각주들로 하여금 작가의 생각을 알게 하고 독자에게 담론의 주제를 던진다.
이야기의 구성도 흥미롭다. 두 인물의 대화로만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장소도 감옥으로 한정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이야기가 힘있게 전개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흥미로워 한 번 읽어보기를 원한다. 이야기 속의 여러 이야기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힘있게 이끌어 가면서도 독립적으로 매력을 뽐낸다.
인상깊은 구절
알트만은 양성적 경향의 억압은 <여성성>, <남성성>으로 대별되는 특권적인 역사-문화적 개념을 강제로 이식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고 밝혔다. 이 두 개념은 우리의 무의식적 충동을 억압하여 우리의 의식 속에서 유일한 행동형태로 자리잡으며 동시에 수 세기 동안 지속되어온 남성우위체제를 유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알트만은 남성이 되거나 여성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타자에의해 규정된다고 본다.
“그럼 나 한테는 항상 아무것도 남지 않잖아...... 인생을 살면서 내것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로 공평 하느냐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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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여인의 키스(세계문학전집 37) 출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