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몬드(양장본 HardCover) 작가 손원평 출판 창비 로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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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 윤재는 감정이 없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곤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감정이 일반적인 사람만큼있다면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곤이가 깽판치는 모습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고 누구 자식인가 싶을 거고, 자기보단 약한 누군가를 때리고 욕하고 저런 미친놈이 라는 생각과 함께 강약약강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 것이다. 그리고 저런 사람에게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부모, 교사빼고 과연 누가 있을까? 솔직히 현실적인 상황에선 정말 열정적이고 교사로서 신념이 있는 사람도 어려울 것이다. 친구들은 어떨까? 애초에 저런 애랑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 자신의 힘을 위한 계약이 아니라 인간 자체로 다가가고 관계를 맺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애가 있을까? 윤재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게 현실이다. 곤이를 그 자체로 편견없이 받아들여주고 이해해주었던 윤재가 있었기때문에 곤이는 개과천선할 수 있었지만, 현실에 있는 수 많은 곤이들은 이렇게 바뀔 기회가 없다. 현실에는 윤재같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바꾸려면 나의 마음을 리셋하고 그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첫 번째로 선행되어야 하는데 우리에게 그런 일은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 그래도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면 세상에 있는 곤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부모와 교사뿐이라는 것이다. 부모는 부모이기 때문에, 교사는 교사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으니까, 세상 다른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없지만 부모와 교사는 유일하게 상관이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윤재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예의없고 강약약강인 사람인데, 현실에선 그런 사람들은 거들떠도 안보는데, 언제 끝날지도 어떻게 끝날지도 모르는 암흑같은 긴긴 시간을 그 아이만을 위해 편견없이 바라보고 기다려줄 수 있을까 싶다. 근데 중요한 건 교사가 아이의 성장에 있어 이러한 변화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세상의 곤이들은 이야기의 마지막에 나오는 모습이 아니라 천사같은 얼굴로 악마같이 행동하는 철사같은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윤재가 없었다면 곤이는 철사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아무리 사람천성이 감성적이라도 뒤틀리고 왜곡되어버린 것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그건 더이상 돌이킬 수 없게 고착될 것 같다. 모든 것은 정해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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