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정관의 치'는 한때 세계의 중심이었던 방대한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정관의 치는 당 태종 시대의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당 태종 이세민의 인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정관의 치'는 태종 때의 치세 시기를 뜻하는데, 훗날 태평 성대를 일컫는 대명사가 될 정도로 가장 위대한 정치의 시기이자 모범이 되는 시기이다.
예를 들면 이런 글이 있었다. '626년 당나라 개국 황제 당 고조 이연의 통치가 9년째가 되던 해 6월 4일 조정에 군사 쿠테타가 일어난다. 진왕 이세민이 장안성 태극궁 북문인 현무문에 병사들을 배치해 두고 형인 태자 이건성과 아우인 제왕 이원길을 제거한 것이다. 선생님께서 '이세민은 엄청 무서운 사람이었다'라는 것이 어떤 말인 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당 태종이 그저 요순처럼 정치를 잘해 태평성대를 연 왕이인 줄로만 알 고 있었는데, 그러한 정치의 시기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린 것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당 태종 이세민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당나라를 세우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수 없는 전투를 통해 공을 세운 개국 공신이였다, 나아가서는 태자를 죽이고 황제를 협박해 황위에 앉는 무서운 황제였고, 황제가 된 후로는 밤에 문을 열어 놓아도 도둑 한번 들지 않고, 법의 판결에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삼심제를 만든 위대한 황제였다. 말년에는 황위를 물려줄 황자를 제대로 정하지 못해 황궁에 다시 한번 피 바람이 불게 한 참 불쌍한 황제였다. 이 책에서는 1부, 위대한 영웅의 시대 를 통해 진양기병에서 중원 통일까지를를 설명하고, 2부에서 위대한 혁명가의 시대를 통해 현무문의 변에서 황제 즉위까지, 3부 위대한 군주의 시대에서 노선 결정에서 치국 까지의 시대를, 4부에서는 위대한 아버지의 시대를 통해 후계자 지목에서 최후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나는 428쪽에 달하는 이세민의 일생에 대해 읽어 보고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세민이라는 사람에 대해 정말 빠져 버렸다. 처음에 읽은 이세민은 굉장히 치밀한 전략가임에 동시에 호탕한 성격의 무인이기도 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버지를 도와 병사를 일으킬 때 그의 대단함이 크게 엿보였는데, 굴욕을 참고 돌궐과 손을 잡고 진양기병을 일으키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다. 큰 일 을 위해 작은 것을 버리는 그의 모습에서 냉철한 그의 성격이 돋보였던 것같다. 이러한 그의 성격과 전투로 쌓은 많은 공들은 나로 하여금 그가 황제의 자리에 앉기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태자의 자리를 둘러싼 태자 이건성과 이세민의 싸움은 읽는 사람의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치열했다. 견제에서 시작된 그들의 싸움은 결국 피 튀기는 정치 싸움으로 변했다. 현무문의 변을 통해 형제 간에 벌어진 참극의 승자는 이세민이었다. 만약 당 고조가 이세민의 편을 들어 태자의 자리에 앉게 했다면 이런 형제간의 참살은 벌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세민은 개국 공신이었고 전쟁 영웅이었다. 민심은 모두 그를 향해 있었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황제의 자리에 어울리는 위인이었다. 처음부터 우문정 사건 때 당 고조가 이세민을 견제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다. 당 고조 이연의 그러한 태도 때문에 이세민이 황제의 자리를 세습하는것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현무문의 변이 당나라에 나쁜 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 생사를 오가는 황위 다툼의 승자, 이세민은 자신이 장자였던 이건성을 죽이고 황제가 된 합당한 이유를 보여야 했고, 그러한 생각 덕에 태종은 정관의 치라는 위대한 업적을 세울 수 있었으니까.
내가 더 놀랐던 것은 그이 파격적인 정치 행보였다. 적을 친구로 만드는 그의 실질 적인 화합정책이 굉장히 좋았는데, 그것은 태자 이건성 파벌의 주축이 되었던 위징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 것이었다. 칼을 겨누던 적과 화해하고 곁에 두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더욱 놀라웠다. 위징과 그의 인연이 이렇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나라는 위대한 치세를 누릴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 태종 , 이세민은 역대 황제 중 가장 넓은 도량과 명철한 지성, 빛나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 받는 황제이다. 나 또한 그처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탁월한 리더십의 표본이 되는 이세민에 대해 알고 싶다면, 혹은 정관의 치라는 치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정관의 치라는 아름다운 봉황이 사나운 불 길 속에서 어떻게 모습을 드러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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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의 치: 위대한 정치의 시대 출판 에버리치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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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배운 적이 있어 \'정관의 치\'는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당 태종시대의 역사를 세세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자세히 알게 되어 너무 좋네요. 특히 당 태종의 \'적을 친구로 만드는\' 정치 행보가 눈에 띄네요. 적을 친구로 만들지 못하는 지금 정치 상황을 보니, 당 태종의 행동이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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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을 내리다가 \'정관의 치\'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서 서평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왠지 모르게 이 글을 읽으면서 광해가 떠올랐네요......! 현대에 와서야 재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게 아쉬워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윗분과 마찬가지로 \'적을 친구로 만드는 정치\'를 펼친 당 태종의 면모가 지금 생각하기에도 꽤 이례적인 행보라 왜 당 태종을 닮고 싶어하시는 지 알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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