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의 역사(개정판)(리커버:K) 작가 설혜심 출판 휴머니스트 0919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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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다양한 소비를 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는 단순히 물건을 사거나 쓰는 행위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이미지나 상상 등의 요소 또한 포함하며, 소비의 형태 또한 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우리는 하나 생각 할 거리가 생겼다. 소비는 역사의 흐름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18세기의 소비 혁명, 방문 판매의 혁신, 백화점의 유래 등 근대적 판매 방식은 물론이며 불매 운동들과 같은 소비 거부 행위들을 통해 우리는 세계 소비와 저항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책의 내용이 주로 유럽의 소비에 대한 연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물론 18세기부터 세계의 자본주의 시장의 판도가 유럽의 소비에 달려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의 역사가 한국 안에서는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었다면, 유럽의 소비 문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소비 역사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한국의 소비 시장을 내다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의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으로 제 3장, "왜 신부의 드레스는 신랑의 턱시도보다 비싼가"를 고르고 싶다. 여성은 남성보다 비싼 옷과 드레스를 입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웨딩 드레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과시적인 소가 나타났던 것은 18세기 프랑스 혁명 이전 이었다. 당시에는 귀족, 부르주아, 도시 사람, 시골 사람이 각각 구별되는 옷차림을 했다. 계층의 가장 윗부분을 차지한 사람들, 왕족과 귀족 남성의 복장은 여성의 의복만큼이나, 때로는 더욱 화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1793년 국민 공회가 복장의 자유를 천명하는 칙서를 발표하자, 귀족이 귀족임을 명시해온 과시적인 복장은 사회의 반 귀족적 정서가 점차 증가 됨에 따라 사라지고, 부르주아의 복장인 검은색 양복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그러나 프랑스 대혁명의 여파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성의 절제된 남성복 차림은 화려한 남성 복장을 모두 여성 드레스의 화려함으로 이어졌고, 18세기 중반 이후 경제 장이 활발해진 유럽은 부를 드러내는 척도로써 아내나, 자식에게 아름답고 호화롭게 치장한 옷을 강요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여성의 웨딩드레스 같은 경우로 지속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여성복의 수요를 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나는 3장을 읽으면서 유럽 사회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산업화, 가부장적인 사회의 모습이 사회의 옷과 유행을 바꾸고 소비 시장의 정세를 바꿔 놓는다는 것에 대해 큰 놀라움을 겪었다.

    나비의 날갯짓에 거대한 태풍이 만들어진다는 나비 효과처럼, 사회 모습과 경제는 굉장히 유기적이고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소비를 분석함으로써 근대 이후 인간의 역사를 서술한 책의 저자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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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2
    • 여자 웨딩드레스에 관련한 이야기가 인상깊어요. 사회와, 그 사회의 소비패턴은 떼어낼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네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소비에 대해, 그리고 사회 경제에 대해, 그리고 우리나라의 소비역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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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 옷과 남자 옷이 같은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여자 옷에는 안주머니가 없다거나, 주머니가 뚫려있지 않고 장식으로 달려있다는 점을 꼬집은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말씀주신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그럼에도 그러한 여성복의 수요를 끊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잘 되고 공감이 갔습니다. 조만간 책을 읽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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