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부 사연 듣기 & 내면 어루만지기
아이가 공부가 싫어지기 시작했다면 그 마음속에는 이미 좌절감이 싹텄다고 보면 된다. 기대하는 성적을 낼 자신이 없어져서 부모님을 실망시키고 사랑받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자신이 실패하고 있다는 데 대한 불안감이 아이를 무척 힘들게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지금 잘 못하고 있는 아이에게 비난을 퍼붓기보다 공부에 상처받은 아이가 자신을 덜 비난하는 방법으로 다가가야 한다. 이것이 공부 상처에 접근하는 상담의 출발점이다.
-공부와 관련된 상담을 출발하기 전 교사가 가져야 할 마인드셋을 배웠다.
2. . 공부위기의 시기(=학습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
(1) 초등학교 1학년
집에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거나 어린이집과 유치원처럼 소규모 단체 생활을 하던 아이가 규모가 커진 집단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위기감 때문에 생긴다.
내가 할 일: 이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학교생활에 대한 인상과 '4R(읽기:reading, 쓰기:writing, 셈하기:arithmetic, 관계 맺기 능력:relationship)'의 형성 과정이 이후에 찾아올 학습위기를 예방하고, 평생의 학습과 인생 진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만약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공부가 재미없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학습하는 환경을 조생해주어야 하는데 호기심 유발, 재미있고 창의적인 학교 환경, 적절한 보상이라는 삼박자가 갖추어져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의 시기에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서 아이의 생각이 전환된다면, 이후에 기초 학습 능력이 제대로 형성되면서 학교 적응력이 좋아질 수 있다.
(2) 초등학교 4~5학년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그때까지보다 정신력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 쪽으로 학습 패러다임이 바뀌고, 사람 관계에서도 사회성과 이해성이 더 요구되며, 친구들도 보다 의미 있는 집단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내가 할 일: 4학년 때부터 이해, 적용, 응용으로 나아가는 단계다. 그러나 4R의 기본 재료가 없는 아이들은 4학년 때 학습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아이들이 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저학년 때는 부모가 이끌면서 도와주는 게 가능했지만 4학년 때부터는 스스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므로 이때 필요한 것은 그동안 쌓아 놓은 '학습 습관'이다. 기본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아이들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즉, 아이가 인내심을 갖고 스스로 학습을 추진할 만한 능력이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앞으로가 달라지는 것이다. 공부 습관이 몸에 붙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3. 변화를 이끄는 방법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평상시에 조금씩 변화를 유도하고,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강조하지만 평소에 아이를 대하는 교사나 부모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공부하기 싫어하고 학습 성과에 변화가 없는 아이들에게 왜 변화가 없느냐고 묻는 것은 최악의 질문이므로, 그 대신 '어떻게 우리가 변할 수 있을까?'라고 묻자.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은 내가 변화하기만을 바라고 변화하라는 요구만 했는데, 함께 방법을 찾자고 하는 사람을 처음 대면하고는 자신을 수평적이고 평등하게 대해주는 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조금씩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순진한 생각일 수 있지만 교육에 있어선 일견 옳은 생각이다.
4. 감정 은행 활용하기
학습 부진 학급을 지도하다 보면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가 며칠이 안 되어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이 흔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면, '아빠가 공부한다고 폼 잡니?'라고 했다거나, 친구들로부터 '너도 하면 될 것 같은가 보지?'라는 말을 듣고 기가 꺾인 것이다.
이런 일은 학습 지도를 하는 내낸 반복적으로 나타날 텐데, '자원의 결핍'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감정적 자원 즉 '지구력, 인내심, 비난을 견디는 힘', 바꾸어 말하면 '자기를 위로하거나 격려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교사는 아이들의 감정 은행에 지금 무엇이 저축되어 있는지를 자주 살펴야 한다. 공부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의 낡은 감정 은행에는 낭패감, 절망,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혼자라는 느낌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래서 힘들어지면 낡은 감정 은행에서 이 감정들을 인출해서 쓰려고 한다. 그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새로운 감정은 지금 함께하는 부모나 교사가 아이와 경험하고 교류하면서 생긴다. 아이에게 공부하면서 느끼는 새로운 감정에 대해 '이렇게 하니까 좋지? 너는 어떻게 느껴?'라고 묻고, 아이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제가 전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라는 대답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교사(부모)는 '지금 좋게 느끼는 이 감정을 저축해 놓자. 그래서 나중에 필요하면 이 감정을 꺼내서 쓰는 거야.'라고 말해 준다.
감정 은행은 그냥 말로만 하면 아이들의 마음에 와 닿지 않으므로 시각화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도구 상자(금고)를 준비해서 교실에 가져다 놓도록 하자.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도록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기억한다.
-
공부 상처(개정판) 출판 에듀니티
-
\'공부 상처\'라는 책 제목이 인상깊네요. 저도 공부를 하면서 참 상처를 많이 받았었는데 책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공부라는게 어떻게 보면 평생 해야 하는 것인데 참으로 어렵네요. 우리는 어떻게 보면 공부하면서 받는 상처들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이 그것을 진지하게 다뤄줘서 좋은 것 같아요.
-
공부가 싫어지기 시작했다면 그 마음 속에는 이미 좌절감이 싹텄다고 보면 된다는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말쯤에 공부가 정말 싫어졌었는데요...그때의 저를 생각하면 제 마음 속에 이미 좌절감이 싹텄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다보니 당연히 제가 원하는,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성적을 낼 자신이 없어지고, 부모님을 실망시킬까봐 온갖 불안과 걱정에 떨었던 여러 밤들이 생각납니다...가장 큰 문제가 자신이 실패하고 있다는 데 대한 불안감이 아이를 무척 힘들게 할 것이라는 사실이라는 말에도 정말 공감합니다. 그 당시 나만이 이렇게 뒤쳐지고 있고, 나만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를 불안감으로 지새웠는데요 공부 상처란 책의 제목이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이번 방학 때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겠습니다 좋은 책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