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는 유독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이다. 수업 도중에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당장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고,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도 일상이다. 결국 토토는 담임선생님의 부탁으로 다른 학교에 전학을 가게 된다. 처음엔 나도 토토의 담임선생님과 같은 시선에서 토토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토토가 왜 그 행동을 했는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했는지 보았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수업시간에 대뜸 책상 서랍을 드르륵 열었다 닫으며 시끄럽게 굴거나, 창가에 서서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말을 거는 토토는 굉장히 무례해보일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 수업시간에 해서는 안 될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토가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8살 꼬마 아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면 어떨까? 어쩌면 토토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책상의 서랍이 신기해서 계속 여닫았던 것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보니 아이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호기심을 스스로 해결하고 있는 와중에 대뜸 혼이 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토토의 어머니는 이런 천방지축 같은 토토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분이다. 토토로 인해 피해를 입는 다른 아이들을 위해 전학을 결심하지만 토토에게 퇴학당한 사실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토토가 콤플렉스를 갖게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어머니는 토토의 성격을 이해해주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학교를 찾는다. 어머니가 토토를 데리고 찾아간 새로운 학교는 조금 독특한 곳이었다. 학교의 수업은 정해진 시간표가 없고, 시간에 맞추어 등교한 아이들은 저마다 시작하고 싶은 과목부터 공부를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생님께 자유롭게 질문을 한다. 이런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한 명 한 명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나 관심의 정도, 사고방식, 그리고 개성 같은 것을 점점 확실하게 드러내주기 때문에 선생님이 학생 개개인을 파악하기에 더 없이 좋은 방법이다. 이정도만 이야기해도 여느 학교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이 학교는 역시 토토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학교에 간 첫 날, 자신의 이야기를 막지 않고 무려 네 시간이나 들어주신 교장 선생님 덕분에 전학을 결심한 토토는 처음에는 이전의 학교와는 다른 분위기에 낯설어했지만 이내 누구보다도 잘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학교의 수업은 호기심 많은 토토가 제 궁금증을 모두 실험해보고, 질리도록 같은 행동을 반복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다만 친구들과 함께 지내며 토토는 어떤 행동은 하면 안 되는 것인지, 어떤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만약 토토의 어머니가 아이를 무작정 혼내기만 했다면, 새로운 학교에서 토토의 행동을 억지로 규정하고 그저 규칙에 맞게 아이를 정형화했다면 토토가 스스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깨달을 수 있었을까? 아이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