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깊은 내용들>
1. 능력주의, 성과주의 과연 공정할까?
사람들은 바른 행동에는 보상을, 잘못된 행동에는 처벌을 받는 것이 옳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정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와 유사한 논리를 적용해 더 많은 성과를 낸 사람이 많은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 역시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노력하게 되고, 이것이 곧 사회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주장은 일면 타당하다 그러나 다음 상황을 살펴보자.
성적 따라 학생증 색깔이 달라요 (hankookilbo.com)
요약: 학생들의 학습 동기부여 고취를 위해 성적에 따라 학생증의 색깔을 달리하고 혜택도 다르게 줌.
분명히 사람들은 '다른 결과를 다르게 대접할 때' 열심히 노력한다. 조금 어렵게 표현하면 '결과의 불평등이 효율성을 높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의 불평등이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지나친 차이를 유발하면 사람들은 극심한 경쟁으로 치닫게 되고 이때 사회 전체의 효율성은 오히려 떨어진다.
경쟁을 통한 효율성에 집중하다 보면 경쟁에서 패배한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당연한 것,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기 쉽다. 즉 승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어야 모든 사람들이 승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패자에게는 더 적은 몫이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부분을 통해 성과주의를 너무나 당연하고 공정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과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함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접하니 성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과주의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수정, 보완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회주의적 사상의 결함이 더 큰 까닭이다.
2. 내가 성취한 것들, 과연 내 힘만으로 된 것일까?
[장면 4] 대학 동창인 두 친구의 근황 보고
부유하 군의 근황
2년간의 어학연수는 정말 쉽지 않았어. 하루 종일 들리는 말은 오직 영어뿐이고, 하소연할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으니 정말 외롭더라. 나중엔 적응해서 괜찮았지만 말이야.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하루에 8시간 이상 도서관에서 전공 공부와 어학 공부에 집중했어. 졸업 후에는 아버지 회사에 입사해 여러 부서를 돌면서 실무를 익혔어. 그리고 드디어 올해 기획실 실장이 되었어. 여기서 회사 업무를 총괄하는 요령을 배우고 나중엔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으려고 해.
가난하 군의 근황
그래도 나는 네가 좀 부럽다야. 나한테 어학연수는 그냥 꿈 같은 거였는데.. 내 대학생활? 알바하고 집에 오면 피곤하고 지쳐서 공부할 힘도 없었지. 시험 기간에도 공부를 제대로 못 했더니 학점도 별로, 선배나 동기들이랑 별로 친해지지도 못했더니 인맥도 없고. 간신히 인턴으로 취업해서 하루 12시간을 일하고 월급 150만원을 받았는데 학자금 대출 이자 갚고 나니 남는 돈도 별로 없어. 그나마도 언제 잘릴지 몰라서 항상 불안해. 이래저래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먹구름 낀 하늘인지 모르겠다.
모임을 마치고 가난하 군은 '왜 나는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도 힘들까? 내가 부잣집에서 태어났어도 이랬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분노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두 사람의 자식, 또 그 자식의 자식에 이르면 그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은 사회 전체에 전혀 이롭지 않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사람들의 분노와 좌절은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를 매우 불안한 곳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유한 군은 열심히 노력했으므로 내가 이렇게 잘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부유하 군처럼 자신의 능력, 노력, 그리 인한 성공을 온전히 자기만의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까?
물론 노력은 성공의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그 외에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 지능, 외모, 성실한 태도 등도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 지능이나 외모는 부모로부터 물려받게 된다. 후천적인 것으로 보이는 성실한 태도나 노력마저도 사실은 부모가 조성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노력이 성공의 아주 중요한 요소임과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었다. 사실 후천적인 것으로 보이는 성실한 태도나 노력까지도 사실은 부모가 조성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은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