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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출판 김영사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는 그 동안 수많은 혁명과 전쟁 등 생존을 위해서 발군의 노력을 했고, 진화의 결과 살아남았다. 하지만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신이 되고자 하는 인류, 즉 초인간을 뜻한다. 인류가 갖고 싶어 하는 능력을 가졌지만, 정말 등장한다면 1순위 견제대상이 될 존재들이기도 하다. 당장 영화 엑스맨 시리즈만 보더라도, 돌연변이 때문에 초능력을 갖게 된 초인간과 일반인 사이의 첨예한 대립이 영화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주제이다. 책에서도 초인간과 일반인 사이의 전쟁에서 일반인의 승리를 예측하진 않는다.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을 예언하고 있으며, 그 시기가 먼 훗날이 아니라 당장 10~20년 후가 될 수 도 있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 막연히 갖고 있던 내 생각이 지나친 낙관론임을 깨달았다. 인공지능이나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까지만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인간 의식의 고유 영역인 감정을 느낀다던지, 가치판단을 한다던지 하는 수준까지 개발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직 인간의 ‘마음’을 따라갈 수 있을 만큼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기계가 마음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학자들이 많지만 부분적으로 현실화 된 것도 사실이다. 기계가 산업 현장에서 인간을 대체한 지는 이미 오래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소 자영업자들이 기계를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고, 그 결과 사람들의 일자리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당장 10년 전만 하더라도 일상 속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던 그림이 버젓이 현실이 된 것이다. 작가는 기계가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이것이 인간과 기계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는다. 인간의 의식이나 마음 역시 알고리즘의 산물이라고 본문에서도 언급했고, 이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술이 진보되어 우리 의식 속의 욕망이나 생각들이 생성되는 알고리즘 자체를 바꿀 수 있다면, 더 이상 기계와 인간의 차이를 생각해 낼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인간이 육체적이거나 지능적인 면에서 기계에 뒤처지고,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작가는 ‘지능과 의식 중 더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책을 마무리한다. 나는 의식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므로 의식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을 줄곧 갖고 있었고, 의식을 조작하는 수준까지 기술이 침범하리라고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나보다 내 행동을 더 잘 예측하며, 지식과 행동 수행에 있어서는 기계들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지 오래이다. 그렇다면 기계 및 알고리즘 발전에 있어서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사고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10년 안으로 기계에 지배당하는 기계 발명가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AI의 발명이 인류 문명사에서 최악의 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고 뛰어넘는 일이 놀랍지 않을 것이며, AI가 선(善)할 것이라는 낙관론만 믿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이러다간 인간이 무슨 일을 하고 밥벌이를 할까?’ 하면서도 ‘에이, 인간 존재를 위협하는 수준까진 아니겠지’하는 대책 없는 낙관론자들, 오직 기술발전만을 목표로 앞으로만 돌진하는 연구자들 등 호모 사피엔스가 기계와의 싸움에서 패배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다. 인간의 창조물에 의해 사라져간 인류라는 내용이 역사책에 서술되는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작가는 독자들에게 사색할 수 있는 기회를 ‘호모 데우스’라는 책을 통해서 제공했다. 책을 읽으며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전반적인 면에서 대책 없는 낙관론자였던 내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 말고도 세상에 존재할 또 다른 낙관론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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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에 대한 설명이 엄청 멋지네요. 신이 되고자 하는 인류라니.. 조금 오글거리기는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인류의 특징이 참 멋진 것 같아요. 저 책을 읽으면서 저도 좀 자극을 받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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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나 호모 에렉투스, 호모 로퀜스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없지만 호모 데우스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는데 흥미롭기도 하고 조금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조금은 슬프게 느껴지네요. 저는 사실 낙관론자보다는 비관론자에 좀 더 가깝지만, 내가 살아갈 미래에는 그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무심코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 책이 저한테 경종을 울려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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