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풍경이, 계절이, 세상이 우리만 빼고 자전하는 듯
시간은 끊임없이 앞을 향해 뻗어 나가는데
어느 한순간에 붙들린 채 제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을 때,
그때 우리는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바깥은 여름’이라는 책은 김애란 작가의 소설이다. 책은 총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 하나의 작품 모두 상실로 인해 어딘가에 붙들려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첫 번째 장인 ‘입동’은 어린이집 하원 차량에 깔려 죽은 아이의 부모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들이 가진 상실의 슬픔이 담담하고도 장엄하게 다가오는 모습에서, 나는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자식을 먼저 내려놓고 아직 남은 인생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젊은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는 상상할 수가 없다.
상실의 아픔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찾아와 큰 상처를 남기고는 떠난다. 남겨진 사람들은 그 상처를 잊고 곪아갈 것인지, 느리게나마 치료하며 고통과 마주 볼 것인지 정해야만 한다. 만약 나에게도 이러한 비정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바깥은 여름‘은 내게 이러한 고민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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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출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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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요새 한 두권씩 잡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도 한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첫 장의 내용을 본 것도 아닌데 글로만 읽어도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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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차량에 깔려 죽은 부모의 이야기라니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아이를 잃은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던데.. 어마어마한 상처를 어떻게 치료해 나갈지 과정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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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님의 책은 항상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슬픈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들은지라 망설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0919님이 적어주신 것처럼 정말 너무 슬프네요...첫번째 단편에서 상실의 슬픔이 담담하고도 장엄하게 다가온다고 말씀하셨는데, 담담하게 느껴지는 게 오히려 더 슬픔을 극대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