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보면, 두께감과 제목 때문인지 그다지 책을 펼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인에게 재미있다고 추천받지 않았다면, 나 역시도 이 책을 펼쳐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책의 제목인 팩트풀니스를 역자는 사실충실성이라고 번역했다. 원래 존재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단어가 주는 느낌을 잘 살린 번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에 충실한 시각으로 자료를 바라보자'라는 주장이 책을 관통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관점에 적합한 단어가 사실충실성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수많은 예시를 통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맨 앞쪽에 15개의 퀴즈가 제시되는데, 충격적이게도 나는 15개 중 3개를 맞췄다. 작가에 따르면 거의 침팬지 수준의 정답률인데, 작가의 주장에 따라 내 정답률을 한번 분석해보자면 내가 자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런 처참한 결과가 등장했다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매체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제3국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대부분 인간적이지 못하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맞지만 실제 제3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 다니며 성별 간 격차가 많이 줄어든 사회에서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간과한 것이다. 즉 사실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이상한 편견에 다다른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나의 예시이다.
그리고 빅데이터의 활용이 정말 무궁무진한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은 빅데이터로 시작해서 빅데이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쌓이고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가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 한번 읽어보면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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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양장본 HardCover) 출판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