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라는 세계 작가 김소영 출판 사계절 Sn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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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독서교실을 하며 많은 어린이들을 만난다. 각 에피소드마다 너무 따뜻한 느낌을 받고, 공감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때로는 너무 뭉클해서 책을 읽다가 중간에 멈추기도 해야했다. 순수함에서 오는, 본인은 모르지만 어른들은 아는 그런 말 하나 행동 하나가 전부 와닿았다.

    내 첫 기억으론 7살 때 처음으로 "다 컸네"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10살 때 스스로 "다 컸다"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은 다 크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렸을 때는 이제 나 스스로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있고 내 생각이 가장 맞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다 컸음을 자부하는 나에게, '애기'나 '꼬맹이'라는 말은 너무 듣기 싫은 말이었다. '내가 아저씨(또는 아줌마)랑 뭐가 달라요!' 라고 마음 속으로는 크게 외치고 있었다.

    책을 읽고 교육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나도 어린이들을 '애기'라고 생각하는 어른 중 한 명으로 자라왔음을 깨닫게 되었다. 마냥 어린이들을 귀엽게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어릴 때의 나에게, 그리고 내가 무심코 '애기'라고 불렀던 아이들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에게 애기라고 부르는 것이 무슨 대수냐고 물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아무리 어리더라도 한 명의 인격체로 보자'라고. 어린이들은 생각이 짧은 것이 아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행동한다. 다만 어른의 입장에선 그저 어려보일 뿐이다. 아직 아이들이 배운 것이 어른들보다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들도 배려하고 공감하고 속이 깊다. 이를 알게 된 순간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나에게 해맑게 배꼽인사 하며 "안녕하세요"를 외친 아이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나는 "안녕"하고 답해버렸기 때문이다. 성인인 나도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모두에게 인사하지 않는다. 나는 이미 약간의 사회화를 거치며 그만큼 순수하지 못하고 용기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묻지 않은 영혼이 좀 더 오래 모두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고 역할이지 않을까. 사소한 인사 하나 주고받을 때 아이가 존중받는단 기분이 들면 더 좋지 않을까. 아이가 "왜 저 사람은 나에게 존댓말을 쓰지?"가 아니라 "저 사람도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면 더 좋지 않을까. 커서도 사회로부터 존중받는 것이 당연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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