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는 한동안 베스트셀러에도 올라있었다. 또한 이 책의 저자가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인터뷰한 것을 너무 인상깊게 봐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김완은 작가로 오랜 세월 살다가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 죽은 이가 남긴 것을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특수 청소를 하면서도 틈틈이 글을 써서 "죽은 자의 집 청소" 책을 출간했다.
나는 평소에 '죽은 사람', '흉가' 이런 것을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무섭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죽은 사람하면, 차갑게 식은 몸, 시체에서 나오는 분비물 등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 하지만, 나는 이 대목을 읽고 생각이 대폭 바뀌었다.
"외따로 떨어진 시골, 산비탈 아래 후미지고 으슥한 집. 그 집은 우리와 단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심장 뜨거운 인간이 터전으로 삼던 곳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부모를 에워싸고 환하게 웃는 형제자매의 가족사진과 빛바랜 상장들, 학사모를 쓴 딸의 앳된 얼굴, 도포 자락에 갓을 쓴 선대 어른의 근엄한 흑백사진, 노부부가 팔짱을 낀 채 어색하게 웃는 사진...
고단한 삶을 지탱하며 품었던 희망, 그리움, 행복 같은 그 집에 머물던 사람의 진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죽은 사람은 한때 가족의 자랑이었을수도 있고, 우리 주변의 따뜻한 이웃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죽은 사람을 이전처럼 여기지 않고 우리와 함께 숨을 쉬다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 사람으로 여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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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양장본 HardCover) 출판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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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책을 읽은 적이 있기도 하고, 유퀴즈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저자가 출연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서 이렇게 댓글을 적어요!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것이 사실은 쉽지 않은 일인데 직업으로 삼는다니 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직업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더불어 죽은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는데, 참 좋게 기억되는 이야기가 있는 한편 가족들의 다툼 등 편하게 죽지 못했을 법한 이야기도 실려 있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게시글이 참 공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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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의 집 청소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무섭기도 할거같아요. 하지만 정말 글쓴이님의 말대로 집을 청소하면서 그사람의 정말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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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라는 책은 읽어 보지 않았지만, 뉴스나 유튜브에서 고독사한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것을 여러 번 본 적 있다보니 이 책이 크게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볼 때마다 항상 마음이 너무 아프고...슬프고...힘들어요. 그럴 때마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좀 더 경제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여유가 생겨서 내 주변에서만큼이라도 고독사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돌아가신 분들을 그저 과거로 여기지 않고 우리와 함께 숨을 쉬며 함께 살다간 사람으로 기억해야겠다는 마음이 정말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