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 다른 생각' 행사 참여를 통해 접하게 된 이 책은, 정말 제목 그대로 책이 어떤 세계에서 살아왔는지에 대해 살펴보게 하는 책이었다.
실제로 집에 책꽂이가 있고, 책을 모으는 데에 뿌듯함을 느끼며 한 달에도 몇 권씩 사 모으지만 왜 책을 세워놓지? 라는 의문은 한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 단지 일렬로 서 있는 책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책 높이가 달라 들쭉날쭉 솟아 있는 책들에 아쉬움을 느끼고 다시 새로운 책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반복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책' 자체, 내용을 제외하고 정말 '책'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에서 시작된 의문을 가지고 책이라는 단어를 설명해주고 있다.
흙판에서 시작해서 파피루스, 양피지를 거쳐 두루마리 형태에서 표지가 생겼고, 보관함이 궤짝에서 선반으로 바뀌는 동안 내용과는 상관없이 단지 책이 어떻게 보관되었고 어디서 살아왔는지에 대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책은 다른 지식을 얻는 하나의 창구였지 책 자체를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으로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
시간 순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역사 지식을 되짚어가며 읽으면 그 재미가 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기억 속 옛날을 되짚어보면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신문은 항상 독서대에 끈으로 연결되어 있던 기억이 나는데, 당장 200년 전으로 돌아가면 책을 그렇게 읽었다는 사실에 시간의 흐름이 몸으로 느껴지는 기분이다.
요즘처럼 책을 집으로 데려와서, 편안한 공간에서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날 책이 살아가는 세계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책을 덮으며 해 보았다.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독서 양상이 바뀌고 있는 흐름에 대해, '책'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지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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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는 세계 출판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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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책을 다른 지식을 얻거나, 내가 하지 못하는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해볼 수 있는 하나의 창구라고만 생각했지 책 자체를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네요. 나나님의 서평을 읽으니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조금 충격적으로도 다가옵니다. 저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이북도 즐겨 읽어서 그런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독서 양상이 바뀌고 있는 흐름에 찬성하면서도,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책이 다 이북으로 바뀌어버린다면, 종이책만이 주는 감성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슬프게 느껴지거든요ㅜㅜ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