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의 이유 작가 김영하 출판 문학동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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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떠납니다.
    왜 항상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은지. 내가 경제적 차원에서 여행에 투자하는 만큼의 가치가 여행에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와서는 편안하고 행복했습니다(항상 행복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요).
    제게 여행은 ‘사고의 공백’이었습니다. 시간과 상념은 멈춰있습니다. 제게 여행은 삶의 배경과 그동안의 나, 나의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입니다. 대신 그 공간의 삶 속에 들어가기도 해보고,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여행객들의 삶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제 삶의 이유를 찾게 해주었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는 여행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격렬한 운동으로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을 때 마침내 정신에 편안함이 찾아오듯이, 잡념이 사라지는 곳, 모국어가 들리지 않는 땅에서 때로 평화를 느낀다. 모국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만, 이제 그 언어의 사소한 뉘앙스와 기색, 기미와 정취, 발화자의 숨은 의도를 너무 잘 감지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진정한 고요와 안식을 누리기 어려웠다. 모국어가 때로 나를 할퀴고, 상처내고, 고문하기도 한다. 모국어를 다루는 것이 나의 일이지만, 그렇다고 늘 편안한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우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일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먹을 것과 잘 곳을 확보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오직 현재만이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 책에는 위의 구절처럼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여행길에 나선 비행기 안에서, 혹은 기차 안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카페 안에서 어떤 내용보다는 그저 음성으로 들리는 그 나라의 언어를 들으며. 여행 후 지친 몸을 위로해주는 침대 위에 누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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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면적 목표를 추구하러 떠나지만 결국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내면적 목표를 얻게 되어 돌아오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는 작가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엔 반드시 a를 이루어야지! b를 해야지! 라는 것도 맞지 않은 것 같기도 해요 결국은 목표보다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니까 : ) 인생을 여행이라는 큰 관점에서 생각해도 작가의 말은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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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을 가고싶다는 생각은 막연히 했어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 동안의 나에서 잠시 벗어난다는 것, 정말 공감됩니다. 책 꼭 읽어보고싶어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오직 현재만이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게 된다.\'라는 말이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버겁거나 힘들다는 마음이 들 때면 입버릇처럼 여행가고 싶다는 말을 해 온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그냥 떠나고 싶은 것 같아, 라는 생각이 전부였어요. \'기대와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우리가 여행의 묘미라고 흔히들 말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상 속에서 예상했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마음이 어려울 때가 많은데, 여행 중에는 그 일들이 오히려 새로운 시각이 되고, 때로는 설렘이 되는 것 같아요. 조만간 여행을 떠나게 될 것 같은데, 이 책을 읽거나 손에 들고 떠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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