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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환상 동화이자, 책이 선물해 줄 수 있는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이 책을 보고 난 후 발터 뫼르스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 찾아다닐 정도로 큰 감명을 받았으며, 다른 작품 역시 차모니아 대륙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어, 읽다 보면 아주 긴 대서사시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그리고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나에게 단순한 상상력을 통한 재미뿐 아니라 다양한 인간군상과 비유들로 삶에 대한 성찰과 감동을 주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구는 많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구는 주인공이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던, 오름에 오른 누군가가 작성한 완벽한 원고의 시작인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였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문구이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이 문구가 주는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주인공은 이 문구를 읽는 것을 시작으로 큰 여행을 하게 되며, 글쓰기에 대한 슬럼프에 빠져 있던 주인공이 추후 인생의 역작을 쓸 수 있는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생은 어떻게 보면 이렇게 단순하지만 명료한, 간단한 문구 또는 마음 자세로 시작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작은 사건이 내 인생의 큰 의미나 터닝 포인트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기억에 남은 문구는 주인공의 대부 시인이었던 단첼로트의 책 속에 있던 “우리는 별에서 와서 별로 간다. 삶이란 낮선 곳으로의 여행일 뿐이다.”이다. 그중에서도 저 문구가 맘에 와 닿았던 이유는 소설 속 대부 시인의 삶과 주인공의 여행에 저 문구가 절묘하게 어울렸기 때문이다. 이 문구 역시 앞의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와 비슷한 맥락인데, 주인공의 낮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여행을 떠났기에 글쓰기 최고 경지인 오름에 이르게 되는 것을 잘 설명한 것 같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이 책의 작가인 발터 뫼르스는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유명하진 않지만, 독일에서는 가장 책을 많이 판매한 작가 중 한명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이기도 하는데, 저자가 그래픽노블 작가기도 하기에 책 사이사이에 직접 그린 그림을 삽입해 차모니아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거나, 상황에 따라 폰트 크기를 다르게 해서 몰입감을 높이는 것 등 아이디어가 그것이다. 난 이 책을 읽는 내내 기발한 아이디어에 즐거워하며, 때로는 스릴감에 손에 땀을 지며,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며 즐겁게 책을 감상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직 이 책을 안 읽어본 사람들이 있다면, 커피 한잔과, 맛있는 케익 한조각, 그리고 이 책 한 권이 있다면,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으로의 여행을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이 책을 꼭 읽어 보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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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세계문학의 천재들 2) 출판 들녘